덩치가 큰 개가 더 점잖은 이유에 대해

가정에서 키우는 개들 중 작은 개들은 유난히 잘 짖고 사람에게 덤비는 반면 덩치가 큰 개들은 좀더 점잖은 것 같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가 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작은 개들이 큰 개에 비해 겁이 많아서 그런 것 아니냐고도 하지만, 아무리 봐도 겁을 먹어서 그러는 것 같진 않다. 조금만 허술해 보이면 신이 나서 마구 괴롭히는 데다가, 몸집 큰 남자 어른(정말 겁이 날 만한)한테는 또 함부로 그렇게 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덩치가 큰 개가 더 점잖은 것은 대략 이런 이유 때문인 것 같다.

개는 오랫동안 인간과 함께 살아왔다. 머리가 좋고, 종의 특성상 집단생활과 복종을 본능적으로 체득하고 있어서 훈련을 통해 원하는 임무를 맡기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크기가 큰 개들의 경우, 공격적인 큰 개가 가까이 있으면 인간에게 위험한 상황이 된다. 특히 어린아이는 흥분한 큰 개의 공격을 당해내지 못한다. 그래서 큰 개들 중 순하고 충직한 개체들만이 인간과 함께 살게 된 것 같다. 반면 덩치가 작은 개는 위험성이 덜하기 때문에 비교적 그런 선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인간과 친밀한 동물들은 종의 번식에 매우 유리하다는 점(가장 위협적인 동물인 '인간'의 공격을 피할 수 있고, 잘만 하면 인간이 돌봐 주기도 하지 않는가)을 생각해 보면, 큰 개들 중에서는 순한 개체들이 난폭한 개체들에 비해 훨씬 생존과 번식에 유리했을 것 같다. 이런 선택이 장기적으로 큰 개들의 유전자 풀에서 난폭한 성격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 아닐까? (도사견 같은 경우는 반대로 난폭한 개에 대한 수요 때문에 역시 선택적으로 난폭한 혈통이 만들어진 것일까? 또는 후천적 요인으로서 도사견을 키우는 환경이 성격을 난폭하게 만든다는 설명도 가능할 것 같다)

by Mari | 2009/11/01 14:50 | Mari's diary -잡소리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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